정신과에서 행해지는 치료는 크게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다. 정신치료는 대화를 통하여 환자에게 고통과 증상을 일으키는 갈등을 해소하여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고 약물치료는 뇌의 신경전달체계의 이상을 약물을 통하여 교정함으로써 정신증상을 소실시키는 것이다. 1960년대부터 많은 약물이 개발되어 정신분열병, 우울증, 불안신경증의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정신치료 역시 다양한 치료방법이 개발되어 요즘 임상에서는 대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정신치료에는 분석심리치료, 인지치료, 행동치료, 집단치료, 가족치료등 다양한 접근이 있다. 그 중 분석심리치료는 우리의 정신세계에서 가장 깊고 넓은 세계인 무의식을 치료의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외과 수술에 비한다면 가장 광범위한 수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무의식은 의식에 드러나지는 않으나 늘 의식에 작용하며 영향을 주는 끝 없는 미지의 세계이다. 프로이드에 의한 무의식의 발견은 인간의 정신세계를 넓히는 혁명적인 사건으로 그 전까지는 이해 할 수 없었던 사고와 감정, 행동의 배후에는 무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의식에는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들이 저장되어 있어서 현재의 경험들에 대한 반응을 결정하고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한 예를 들면 알코올 중독의 아버지 밑에서 불우한 성장과정을 지낸 여자 환자가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하여 가족들에게 욕을 하고 미워하였다. 그녀는 칭찬을 받아 본적이 없으므로 자신의 가치를 경험 할 수 없었고 극도의 부정적 감정을 자기 자신에 대하여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무가치감을 극복하기 위하여 타인들의 인정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었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늘 긴장되고 불안하였다. 남들 앞에 나서서 인정 받지 못하면 우울해지고 작은 비난에도 참을 수 없이 화를 냈다. 자신은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존재라는 감정 때문에 아주 무능한 남자를 남편으로 선택하여 불행하였다. 그녀가 보기에 유능한 남자가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면 그것은 분명히 거짓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발견 할 기회를 잃은 채 불행한 삶을 지속하다 정신과를 방문하여 분석심리치료를 받고 자신의 현재가 얼마나 과거의 상처에 의하여 지배받고 있는가를 깨닫고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재발견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분석심리치료는 주 1-2회 45분간 면담 치료로 이루어진다. 분석심리치료를 하는 동안 환자는 치료자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해 해 나간다. 환자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거나 강한 부정적 감정 등이 유발되므로 의식에서 받아들일 수 없었던 무의식 속에 억압된 내용들을 치료자의 수용적인 태도에 의하여 치료 도중 의식에 떠올리게 되며 재 경험하게 된다. 너무 수치스러워 아무에게도 이야기될 수 없었던 사건들, 눈물 없이는 말할 수 없는 슬픈 기억들이 이야기되며 환자에게 오랫동안 잊혀졌던 일들이 떠 올라 조각 그림이 맞춰지듯이 서서히 형태를 갖추어 간다.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에서 경험되는 분노, 좌절, 시기, 사랑 등의 복잡한 감정들을 통하여 환자는 현재 속에서 과거 아동기에 경험된 부모와의 감정 경험들이 재현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자각들을 통하여 환자는 과거의 굴레에서 자유로와 질 수 있으며 과거의 경험에 의하여 현재를 왜곡함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현재를 경험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때 분석심리치료는 이상적인 어머니의 역할을 하는 치료자의 마음을 통하여 환자의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고 건강한 아이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라고 비유 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 과정을 통하여 환자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어 간다. 우리는 흔히 나는 "이러한 사람이다." 또는 "이러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자신에 대한 일종의 선입관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 이러한 선입관은 부모의 교육과 사회의 집단적 가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활동적이고 표현이 많은 부모는 자식들 중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가 있으면 답답해 하고 야단을 많이 칠 수 있다. 또는 어떤 집안에서는 감정 표현을 많이하는 것은 경박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감정을 억제 시킨다. 한국 사회는 요즘은 다소 나아졌지만 과거 학력 위주의 사회였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공부 잘하는 사람만 잘 난 사람이다. 아마 20년전이라면 박찬호나 박세리는 공부도 잘 못하는 평범한 사람으로 인생을 마치었을 것이다. 사회의 집단적 가치와 자기의 천성이 맞지 않을 때 좌절과 열등감 속에서 살기가 쉽다. 분석심리치료 과정은 각 개인을 집단적 가치에 순응시키기 보다는 내면에 잠재된 개성을 발견하고 발휘하도록 한다. 이 과정은 오리들 속에서 자신은 못난 오리 새끼라는 열등감 속에서 살던 백조가 자신은 못난 오리가 아니고 백조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으로 비유 될 수 있다. 자신이 못난 오리가 아니라 백조라는 것을 발견하는 경험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제공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탕으로 자신의 잠재된 재능을 개발하고 자기만의 개성 있는 방식으로 타인과 공존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사는 것이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이다.

분석심리치료의 대상은 광범위하다. 겉 보기에는 문제 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삶에서 의미와 만족을 경험할 수 없어 방황 하는 경우 분석심리치료를 통하여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거기에 따라 삶으로써 의미를 발견 할 수 있다. 또는 사회생활을 전혀 못하고 작은 스트레스에도 견디지 못하며 간간히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중증의 환자도 분석심리치료를 통하여 연약한 자아가 자라고 튼튼하여짐으로 치유될 수 있다. 분석심리치료에서는 마음의 고통을 인격의 성숙을 위한 의미있는 기회라고 여긴다. 환자 자신이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그 고통으로부터 해방을 향한 바램이 있을 때 분석심리치료는 고통의 해결과 함께 인격의 성숙을 가져다 준다.

'나 자신을 알아 나가는 것' 즉 무의식 세계를 의식 세계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얼마나 치료적이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는 분석심리치료를 경험 해 본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귀중한 체험으로 정신적 고통 속에 있는 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근원적인 정신치료 방법이다.